보물찾기 9
보물찾기 9
나흘째
같은 길을 걸어 산보를 했다.
같은 길이면서도
조금씩은 달라지는 길을
매일
걸었다. 마음 닿는대로 발길 닿는 대로.
어제와 똑같은 길을
오늘은
다른 마음으로 걷는다.
아 ! 너 거기 있었니?
주머니 속의 두 손을
꺼내듯
나에게서 눈길을 돌리니
똑같은 길에서
마주해 오는 반가운 눈인사들
두 눈 한가득
하늘은 또 얼마나
정겹게 안겨 오는지.
당신의 손에 잡혀
겁없이 따라 나서 걸어온 여덟 해.
또다시 만나는
갈림길 앞에서
되풀이되는 물음들
왜?
무엇 때문에?
당신은 오늘도
똑같은 호숫가 그 자리에서
가르치시고
낫게 해 주시는데
기뻐 웃는 이들이
어제의 그 얼굴이 아니더라 !
그래도 당신은
여전한 손길로
새로운 생명을 키우시니
내 얼굴 하나
당신 옆에 있고
내 손 잡아
당신의 사랑을 엮어 내고 계심이라
사흘을 외치던 벼랑 끝에 서서
오늘은
작은 산새 마음 되어
사랑 노래 하나
날려 보낸다.
아멘 !
- 97. 1. 12 연피정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