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관계의 첫 단추는 잠자리에서
부모자녀관계의 첫 단추는 잠자리에서부터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그나마 뱃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계속 알리기
때문에 부모에게 곧 아가의 엄마가 될 것이라는 여러 사인을 주면서 마
음의 준비를 시킨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모성이 흘러넘치면서 돈독한 부모-자녀
관계로 바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부모와 자녀관계는 만들어
지는 것이고 모성이나 애착 또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맞벌이를 하시는 직장인 엄마로부터 어떻게 하면
아이와 잘 지낼 수 있냐면서 질문이 들어왔다. 그 분은 첫 째 아이와 관
계가 좋지 못할 뿐 아니라 애착이 안맺어져 고생했던 분이었고 둘째 아
이를 임신하고 나에게 진지하게 물어온 것이었다.
내가 말해준 첫 비법은 바로 잠자리였다. 그렇다. 아이와 꼭 무슨 일
이 있어도 함께 자라는 것이다. 낮에 떨어져 지낸다해도 꼭 저녁엔 시간
을 같이하고 잠을 같이 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잠자리에 든 아이 얼굴 한번 더 쓰다듬으면서 아이 숨소리를 듣고, 아
이와 곁에서 잠을 함께 자는 것은 부모로서의 맘을 같게 하는 더없이 좋
은 시간이다. 그뿐 아니다. 아기때부터 한번도 안깨고 푹 잘만자는 아이
들은 드물지 않은가?
깨고 찡얼거리기도 하고 그런 아이를 달래고 피곤해하면서 엄마는 엄마
로서의 가장 힘든 시기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힘든 시기가 그냥 막
연한 고난의 시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유없이 칭얼거리는 아기를 안고 꾸벅꾸벅 졸면서 밤을 지새는 동안
당신은 아이의 엄마로서 그 전에는 결코 생각지 못한 모습으로 하루를
마감하게 되면서 아이와 함께 울고 웃다가 아이는 당신의 가슴 깊이 귀
중한 존재로서 터를 잡게 되고, 당신 역시 아이에게 귀중한 존재로서 터
를 잡게 되는 것이다.
하루종일 아이와 씨름했던 부모들이라도 잠든 아기의 얼굴을 보면
짜증이 아닌 더 큰 애정과 안쓰러움을 느끼고 사랑이 듬뿍 담긴 손으로
아기의 손은 한번 더 만져보고 머리를 쓰다듬게 된다.
엄마들이여!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품안의
자식이란 함께 품고 자는 자식임을 잊지 말기를..
한국 HARP 심리연구소장 채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