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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명배우인 아주 특별한 이유?

강물이 흘러 2009. 10. 29. 00:13

                            

                   이순재, 명배우인 아주 특별한 이유?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2009. 10. 25

 

"김병욱PD가 야동을 보는 장면을 연출할 때 그랬어. 이건 좀 아니다 싶어 이야기 했지.너무 튀고 과장된 것이 아니냐고. 그런데 김병욱PD가 상세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변화된 시청자의 정서를 말해주더군. 처음 나와 입장이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김PD가 옳다고 생각했어. 그것이'야동순재'의 탄생비결이야."

 

이순재가 MBC '지붕뚫고 하이킥'기자 간담회장에서 만났을 때 '야동순재'가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답이었다. 이순재는 김병욱PD가 자신과 의견이 다를 때 대화를 통해 시청자가 더 좋아하고 즐거워할 공통점을 찾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다고 했다.

연기경력 50년이 넘는 그것도 연기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중견 연기자 이순재가 명배우가 될 수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바로 연출자나 감독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신이 애초에 생각했던 연기 스타일이나 연기의 문양을 과감하게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일부 톱스타나 연기를 오래한 중견 연기자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촬영할 때 연출자나 감독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연기만을 고집한다. 심지어는 이러한 태도 때문에 연출진과 연기자간의 불화와 갈등이 증폭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연출이나 감독의 고유영역까지 침해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감독이나 연출자의 연기의 방향이 틀릴 수 있고 연기자의 입장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톱스타나 중견 연기자의 독선적인 연기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 연출자나 감독, 연기자는 진정으로 승부를 걸고 평가를 받아야할 사람은 시청자와 관객이다. 그런데 감독, 연출자와 연기자는 때로는 시청자와 관객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의 독단적인 태도 때문에 작품을 그르치고 연기자의 연기가 생명력을 상실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장진 감독은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걱정했지만 대화를 나눠보니 이순재씨는 건전한 보수였다. '대통령이 이럴 때는 이렇게까지 안한다'며 조언을 많이 해줬고 나의 입장을 많이 수용해줬다"고 말했던 것도 이순재의 연기에 대한 유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순재의 연기관과 연기철학은 확고하다. 그렇지만 자기만의 연기가 옳다고 고집하지 않는다. 연출자나 감독과 부단한 대화를 통해 애초에 생각했던 연기를 바꾸기도 한다. 이부분이 연기자 이순재를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받는 명배우로 부상시킨 것이다. 그의 연기를 보면서 공감과 감동을 받는 것이다.

'상도''이산'등 많은 작품에서 함께 작업을 한 이병훈 PD는 "이순재 선생님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것 외에도 늘 연기력에 대해 업데이트를 한다. 나이든 연기자들 중에는 언제봐도 그 연기가 그 연기인 사람들이 많지만 이순재 선생님은 전혀 그렇지 않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이순재 선생님과 '이산'의 이순재선생님은 확연히 다르다"며 "이순재 선생님은 언제나 겸손한 태도로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배우들은 연기를 하면서 작품에 대한 해석이 달라 종종 충돌하는데 이럴때 이순재선생님은 결코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법이 없다. 물론 자신의 생각이 옳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지만 감독의 이야기가 맞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인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세가 이순재를 최고의 배우이자 이시대의 명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것이다.

[연출자와 감독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연기를 업데이트 시키는 중견 연기자, 이순재.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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