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날’ 맞아 4대강 반대행사 봇물
‘물의 날’ 맞아 4대강 반대행사 봇물
한겨레 | 입력 2010.03.22 22:10
22일 유엔이 정한 제18회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정부의
이날 오후 1시30분 전남 나주시 노안면 학산리
참석자들은 이날 미사가 끝난 뒤 승촌보 건설 현장까지 2㎞가량을 행진하며 4대강 사업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김재학 신부(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는 "지난달 10일 동안 영산강 사업 현장을 따라 도보 순례를 하면서 강바닥의 암반을 깨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정부는 '공사를 위한 공사'에 불과한 4대강 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천주교계의 목소리는 금강과 한강으로 이어졌다. 천주교연대는 지난 2월22일 낙동강에 이어 이날 영산강 미사를 열었으며, 금강(4월19일)과 서울 한강(5월10일)에서도 4대강 반대 미사를 개최한다. 대전충남기독교연대와 '대전·군산 및 전국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도 이날 오후 충남 연기군 금강 금남보 건설 현장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합예배 행사를 열었다.
낙동강 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도 이날 오전 부산 을숙도 제2하굿둑 건설현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은 먹는 물을 확보하는 사업이 아니라, 운하를 염두에 둔 배를 띄우기 위한 사업"이라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충북지역 환경단체 8곳도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천 생태계와 물 환경을 치명적으로 훼손시키는 회색 콘크리트 4대강 사업을 더 이상 녹색사업으로 부르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100인 시민감시단을 구성하고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후보에 대해 낙천·낙선 운동도 벌이기로 했다.
부산 대전 청주/신동명 송인걸 오윤주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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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서 4대강 사업 반대 평화미사
YTN동영상 | 입력 2010.03.23 04:47
“통곡하는 강… 불행한 물의 날”
경향신문 | 연기 | 정혁수·부산 | 권기정 기자 | 입력 2010.03.22
기독교인 금강 연합예배 등 4대강 공사장 곳곳 반대집회
"우리는 무참히 짓밟히는 강의 신음과 통곡하는 소리를 듣고 함께 신음하며, 함께 기도하기 위해 이곳에 모였다. 파괴되어가는 아름다운 창조세계를 회복하여 영광에 이르게 되기를 기도한다. 4대강 죽이기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한 22일 오후 충남 연기군 행정도시건설청 인근 금남보 건설현장. 계절은 꽃피는 봄이 왔음을 알렸지만, 강물은 가물막이 공사로 갇혀 있었다. 금강의 고즈넉함을 즐기던 새들 역시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에서 쏟아지는 굉음을 견디기 쉽지 않았던지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계의 손날이 지나간 자연습지는 그 원형만 짐작할 뿐 옛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그 삭막한 공사현장에 오후 1시가 되면서 찬송가가 울려퍼졌다.
'금강살리기 연합예배 및 생명·평화 순례 걷기' 현수막을 사이에 놓고 목회자 50여명은 절박한 심정으로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는 전국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행동' 후원으로 열렸다. 천주교·불교 등 다른 종단에 비해 4대강 사업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기독교 목사들이 4대강 현장에 모여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조규춘 목사(군산 목정평 회장)는 "4대강 사업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써 한반도 지형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4대강 삽질은 강에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아내 종국에는 생태계 재앙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외쳤다.
대전 목정평 조수현 대표는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절대적인 반대로 좌절된 대운하 사업의 '사생아'로, 개발이라는 망령에 사로잡힌 무리들이 생명의 강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충남 기독교연대 남재영 대표는 "강의 신음 소리를 환희의 탄성으로 바꾸는 게 바로 우리 목회자들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천주교 등 다른 종단과 시민단체 등의 4대강 사업 반대 행사도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이날 전남 나주시 영산강 4공구 승촌보 건설현장 주변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미사에는 광주,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지역 신부 150여명과 영산강지키기 광주시민행동 회원 등 20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오늘은 불행한 세계 물의 날"이라며 "종교인들이 공사현장에서 종교의식을 여는 것은 환경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무자비한 파괴의 현장을 몸으로 막아보자는 처절한 행동의 발로"라고 밝혔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는 이날 낙동강사업 제2하굿둑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 연기 | 정혁수·부산 | 권기정 기자 overall@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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