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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방송의 금기어인가! [배국남의 직격탄]

강물이 흘러 2010. 6. 4. 10:15

‘김제동’은 방송의 금기어인가! [배국남의 직격탄]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2010.06.01

 

 * 김제동 논란의 본질과 문제는 무엇인가?


  요즘 연일 김제동이 뜨거운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일명 '김제동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김제동 논란'은 그야말로 권위주의 정부에서나 나올법한 부끄러운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씁쓸하기만 하다.

   김제동 논란은 가장 자유스러럽고 독창적이어야할 방송사 제작진 의식내부의 검열과 금기의 리스트의 내재화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전두환 집권시 중견 연기자 박용식은 전두환 대통령을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랫동안 방송을 출연하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제 전직대통령 추모식과 노제의 진행자로 나선 김제동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의 자리에서 물러나는가 하면 첫 녹화를 마친 프로그램 편성에 대한 방송사의 애매모호한 입장으로 자진 하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제동의 논란은 지난해 10월 처음 촉발됐다. 바로 진행을 잘 하고 있던 KBS '스타골든벨'이 MC 김제동을 하차시킨 것이다. 정치적 외압은 전혀 없었다는 제작진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김제동의 MC퇴진은 적지 않은 의혹을 일으켰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영결식 노제 사회를 맡은 것이 문제가 돼 MC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왜냐하면 김제동은 프로그램 진행을 원활하게 잘 한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발표했듯 가장 바른말을 구사하고 막말횟수가 거의 없는 진행자로 찬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잘 진행하고 있는데 왜 하차시키나""MC는 진행실력으로 판단해 기용여부를 결정해야지 다른 이유가 있다면 문제가 있다""'스타 골든벨'의 MC김제동은 최고의 진행자다""KBS MC교체 처사는 외압에 의한 잘못된 행태이다"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그리고 "김제동을 그런 식으로 방송에서 작두질해 버리는 건, 속 보이면서도 야비한 처사"(소설가 이외수)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노제의 사회를 맡았고, 용산참사 해결을 강조했던 김제동씨에 대해 KBS가 내부논의도 없이, 하차를 전격 통보한 건 누군가의 압력 때문인 것이 분명하다" (국회문방위 민주당 간사 전병헌의원) 등 전문가,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서 김제동의 MC퇴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두 번째 김제동 논란의 촉발은 바로 케에블TV Mnet의 '김제동쇼'편성을 둘러싸고 방송사의 분명하지 않은 입장으로 김제동이 스스로 MC하차를 결정하면서 터져 나왔다. 지난 4월 21일 첫 녹화를 마친 후 '김제동쇼'는 원래 방송 예정일이었던 5월 6일 방송이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끝내 불발됐다. '김제동쇼' 편성여부가 결정되지 않고 계속 미뤄져 "정치적 외압이 있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방송사는 이에 대해 정치적 외압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1일 김제동은 스스로 '김제동쇼'의 진행자 자리를 내놓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제동의 소속사 다음기획은 1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김제동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정성을 다해 준비한 프로그램인 Mnet의 '김제동 쇼' 의 진행을 맡지 않을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기획사는 "5월 6일 첫 방송을 앞둔 지난 4월 말, 김제동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에 사회를 본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Mnet의 제작진에서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해왔다"고 전한뒤 "김제동은 추도식 사회를 보는 것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고, 추도식 참여를 문제 삼는다면 '더 이상 '김제동 쇼'의 진행을 할 수 없다'라는 의사를 제작진에게 전달했다. 이러한 김제동의 단호한 태도에 대한 Mnet 측의 답변은 '그렇다면 추도식 이후 방송여부를 결정하자' 였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김제동쇼'편성에 대한 방송사의 이해할 수 없는 편성에 대한 태도에 대해 "누가 입김을 넣어서 방송 편성을 하지 말라고 직접적인 외압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그러나 방송 편성 여부를 두고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뒷배경에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누군가 하고 있지 않나?' 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위주의 정부나 독재정권 때에는 야당후보를 지지하거나 야당행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연예인이나 전문가, 방송인들이 방송출연을 시키지 않는 방송사의 야만적 권력남용의 문제를 노출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민주화되면서 특정 연예인, 전문가, 방송인의 방송 출연 여부는 제작진이 프로그램 성격과 출연자의 능력 등 방송내적인 요소를 고려해 결정했다.


   방송은 대중문화의 중요한 한 분야다. 따라서 방송은 자유스러운 분위기속에서 제작돼야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제작될 수 있다. 하지만 외압이 존재하면 프로그램의 질은 추락할 수 밖에 없다.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 여부는 프로그램 성격과 출연자의 조화와 능력여부 등 방송내적인 부분만을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정치적인 입장 차이나 사상, 신념, 종교, 출신지역 등 방송외적인 부분으로 출연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방송을 죽이고 출연자의 인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민주화의 후퇴를 가져오는 길이다. 더 이상 김제동의 논란이 촉발돼서는 안된다. '김제동'이 방송의 금기어가 되어가는 현재의 상황은 문제 있는 사회이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1주기 추모식'에서 비를 맞고 사회를 보고 있는 김제동.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빛도 못보고 막내린 '김제동 쇼' 누구 책임인가

노컷뉴스 | [CBS정치부 최승진 기자]  2010.06.02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할 예정이던 '김제동 쇼'가 첫 녹화까지 마쳤으나 방송이 되지 않은 채 막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 21일 첫 녹화를 마쳤고 5월 6일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4월 말 김제동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추도식 사회를 본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방송이 미뤄졌다.


   김 씨의 소속사인 다음기획은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이 김 씨에게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참석을 재고할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가 참석할 뜻을 밝히자 제작진은 '추도식 이후 방송 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소속사는 설명했다.

   '김제동 쇼'가 빛을 보지 못하고 폐지된 데 대해 '외압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다음기획 측은 누군가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며 배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제동 씨의 케이블 프로그램 진행 무산을 두고 노무현재단에서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노무현재단은 "방송이 무산된 이유가 김제동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기 추도식 사회를 본 것에서 촉발됐다니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노 전 대통령 노제나 추도식 등에 출연한 일부 방송인만 찍혀 퇴출되는 치졸한 보복극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개탄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 사실상 폐지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정치권에서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월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한 개그 코너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어떻게 김(인규) 사장이 취임했는데도 그런 대사가 나오는 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의 발언이 개그 코너 폐지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진행자 사퇴와 개그 코너 폐지를 놓고 "외압이다" "눈치보기다" 여러 의혹들이 나오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두 사안은 방송가 뿐 아니라 앞으로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sjcho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