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사람들
스타의 청첩장엔 특별함이 있다 - 이범수
강물이 흘러
2010. 6. 8. 22:22
스타의 청첩장엔 특별함이 있다
위클리경향 [클릭 TV] | 입력 2010.06.02
5월 「한밤의 TV연예」팀으로 날아든 우편물 한 자루 가운데 군계일학(?)의 편지봉투 하나가 있었다. 그 안에는 이범수씨가 신랑 신부의 얼굴을 직접 그린 청첩장과 친필 글이 들어 있었다.
생각해 보면 이제껏 연예인들의 청첩장은 결혼 전부터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김희선씨만큼이나 예쁜 분홍색 청첩장과 '보랏빛 향기' 김원희씨의 청첩장이 그랬다. 얼마전에 결혼한 장동건-고소영씨 청첩장이 본인들의 영문 이니셜 J와 K를 도장 문양으로 겉봉투에 부착해 마무리하는 감각까지 돋보였던 차에 이범수씨가 직접 그린 청첩장은 이런 의미에서 기존 스타들의 청첩장과 차별화하려고 노력했다.
생각해 보면 이제껏 연예인들의 청첩장은 결혼 전부터 단연 화제의 중심이었다. 김희선씨만큼이나 예쁜 분홍색 청첩장과 '보랏빛 향기' 김원희씨의 청첩장이 그랬다. 얼마전에 결혼한 장동건-고소영씨 청첩장이 본인들의 영문 이니셜 J와 K를 도장 문양으로 겉봉투에 부착해 마무리하는 감각까지 돋보였던 차에 이범수씨가 직접 그린 청첩장은 이런 의미에서 기존 스타들의 청첩장과 차별화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 청첩장을 열어 보고 나서 '드라마 〈자이언트〉밤샘 촬영으로 바쁠텐데 언제 그림까지 그렸나?' 생각했는데 결혼식 당일 '단독 인터뷰'를 통해 청첩장에 얽힌 이야기를 전부 듣고 나서야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일일이 찾아뵈어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본인의 얼굴을 그렸고, 오래도록 간직해 달라는 바람에서 양복 주머니에 넣지 못하도록 크기도 넓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얼굴을 맞대고 초대 받은 느낌과 함께 보통 청첩장은 크기가 클 경우 반으로 접어서 주머니에 넣었는데 이번 청첩장에는 이범수씨 얼굴이 그려져 있으니 반으로 접기도 모호하고, 꼭 손에 들고 있어야 해서 다소 쑥스러웠다.
그러나 이런 마음은 '청첩장 소지자에 한해 결혼식 입장이 가능하다'는 말에 이내 자랑스러움(?)이 되어 꼭 손에 들고 있어야 할 필수품이 됐으며, 청첩장에 적힌 이름으로 자리가 번호로 매겨져 있고, 결혼식장 원탁 테이블 위에는 이름까지 명시돼 있었다.
필자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된 3시간 정도의 결혼식이 끝날 무렵 자리를 뜨는 하객들 모두 청첩장을 손에 들고 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만큼 이번 이범수씨의 청첩장은 기대 이상의 효과와 그만큼의 여운이 있었던 게 분명했다.
신랑 신부가 강산이 한 번 바뀔 나이 차이로 화제가 되어 "서로 세대 차이는 없느냐"라는 질문에 신부는 세대 차이가 아니라 문화 차이가 있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했다. 신부는 "이범수씨가 컴퓨터를 할 줄 몰라요. 저는 결혼 하객 명단을 뽑는데 컴퓨터 엑셀 파일로 작성한 반면에 이범수씨는 직접 종이에 하객을 적고 일일이 청첩장에 친필로 결혼식에 대한 그동안의 심경과 초대의 글을 썼다"라고 전했다.
신랑 신부가 강산이 한 번 바뀔 나이 차이로 화제가 되어 "서로 세대 차이는 없느냐"라는 질문에 신부는 세대 차이가 아니라 문화 차이가 있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했다. 신부는 "이범수씨가 컴퓨터를 할 줄 몰라요. 저는 결혼 하객 명단을 뽑는데 컴퓨터 엑셀 파일로 작성한 반면에 이범수씨는 직접 종이에 하객을 적고 일일이 청첩장에 친필로 결혼식에 대한 그동안의 심경과 초대의 글을 썼다"라고 전했다.
신부는 "영화배우가 오히려 인터넷을 모르니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잘된 일이고, 컴퓨터는 내가 해서 챙겨 주면 될 일"이라며 '아날로그 이범수'씨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두 사람 모두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기원하면서 현대문명 생활백서인 디지털에 대해 곰곰이 생각에 잠겨 보았다.
0과 1이라는 신호체계로 모든사물이 설명되며 모호한 점이 없다는 디지털로 사람의 뜨거운 심장을 표현하는게 애초에 무리가 아니었을까. 이메일과 휴대전화 버튼 하나로 더 빠르게 전달되는 청첩장이 온 세상을 덮었지만 내가 초대하고 싶은 사람에게 직접 본인이 쓴 글과 그림을 그려 넣은 청첩장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우리 마음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집으로 오는 길에 두 사람 모두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기원하면서 현대문명 생활백서인 디지털에 대해 곰곰이 생각에 잠겨 보았다.
0과 1이라는 신호체계로 모든사물이 설명되며 모호한 점이 없다는 디지털로 사람의 뜨거운 심장을 표현하는게 애초에 무리가 아니었을까. 이메일과 휴대전화 버튼 하나로 더 빠르게 전달되는 청첩장이 온 세상을 덮었지만 내가 초대하고 싶은 사람에게 직접 본인이 쓴 글과 그림을 그려 넣은 청첩장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우리 마음이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삐삐'(무선호출기)로도 부족한 서로의 마음을 채우려고 휴대전화에다 3D영상통화까지 발달했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애틋함은 어째서일까. 온라인 상에서만 뜨거운 서로의 마음은 전화번호 삭제 버튼으로 정리되고, 또다시 저장하고 삭제하는 디지털 순환 속에서 그 헛헛한 마음을 채우려 우리는 또 어떤 기술의 진보를 원하는가.
현대인의 '고독에 이르는 병'을 치유할 대안은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아~옛날이여'의 아날로그 힘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 옛날 할머니가 끓여 주신 아날로그 손맛 된장찌개를 박물관 영상에서나 보게 될 인터넷 동호회 후손들에게 우리 엄마는 라면을 가장 잘 끓이며 음식은 전자레인지에 1분만 돌리면 된다고 믿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그들의 사랑과 결혼은 음식처럼 제발 인스턴트가 아니길 바라면서 이범수씨의 '아날로그 청첩장'을 사무실 벽에 붙여 놓고 오래전 비 오던 그날에 듣던 김현식씨의 LP판을 꺼내 '비처럼 음악처럼'노래를 내 '아날로그 심장'에 들려주고 싶다.
이호석PD (SBS한밤의 TV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