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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최고의 사랑’, 우리는 왜 공효진에 빠져들까
강물이 흘러
2011. 5. 20. 20:39
- 공효진 ‘최고의 사랑’, 우리는 왜 공효진에 빠져들까
- 엔터미디어 입력 2011.05.20
- - '최고의 사랑', 왜 공효진일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별자리 스토리] - 그다지 예쁜 얼굴은 아니다. 물론 우리가 흔히 상투적으로 말하는 미적 기준에 따르자면 말이다. 하지만 자꾸 쳐다보면 이 얼굴은 점점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심지어 그저 여신 미모에 쭉쭉빵빵 몸매 같은 겉모습만을 여성의 아름다움으로 생각해왔던 것조차 그녀는 수정하게 만든다. 이것은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해온 여성의 매력, 혹은 그렇게 암묵적으로 강요받은 그 여성이라는 차원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를 갖고 있다. 도대체 그것은 무엇일까.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 조금은 중심에서 빗겨난 구애정이라는 여성에게 최고의 스타인 독고진(차승원)도 또 최고의 연애하고픈 남자인 윤필주(윤계상)도 빠져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저 드라마적 설정이 그렇기 때문만은 아니다. 만일 그것이 어설펐다면 이것은 억지 설정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는 서로 다른 위치의 남녀가 만들어낸 흔하디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도 아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공효진이 이 구애정이라는 캐릭터를 입자 이 불균형한 관계는 자연스러운 공감을 얻는다. 구애정의, 혹은 공효진의 어떤 매력이 이러한 초절정 남성들의 애정공세를 공감가게 만드는 것일까.
사실 공효진이 최근 출연했던 드라마들 작품들 역시 비슷한 구도를 갖고 있다. '고맙습니다'의 영신(공효진)은 미혼모였다. 아이는 에이즈에 걸렸고, 부모는 일찍이 돌아가셨고, 모시고 있는 할아버지는 치매였다. 그녀는 이 불행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가족을 껴안고 푸른도라는 중심에서 한창 비껴있는 오지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역시 이상하게도 이 삶이 한없이 불쌍하게 여겨지는 영신을 두 남자가 사랑한다. 그것도 아주 도회적인 남자들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한없이 균형이 맞지 않는 그림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또 '파스타'의 서유경(공효진)은 라스페라라는 파스타 요리집의 구박받는 막내 요리사다. 그런데 이 막내 요리사에게 버럭 쉐프 최현욱(이선균)은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주방은 칼과 불이 난무하는 전쟁터라고 생각해온 최현욱에게 서유경은 그 곳이 사랑이 싹틀 수 있는 로맨틱한 공간이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도대체 무엇일까. 공효진이 가진 어떤 매력이 이러한 두근두근 로맨스를 그녀에게 허락하는 것일까.
남성들에게 이러한 당당함은 그녀가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 내면 속에는 여성들만이 가진 섬세함과 부드러움, 또 때론 여리면서도 때론 강인한 면모들이 여러 결로 포개져 있다. 아마도 그녀의 외모가 전형적인 미인형이었다면 이런 내면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그 외모에 가려져 나타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여성을 남성들의 통상적인 시선(주로 외적으로만 바라보는)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그녀를 여성들 또한 공감하고 매력을 느끼게 하는 건 그 때문이다.
따라서 영신이나 서유경 그리고 구애정 같은 캐릭터는 사실 공효진이라는 배우를 만나서 반짝반짝 빛나게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공효진의, 자꾸만 그녀의 내면을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이 이들 아웃사이더들에게, 최고의 남자들과의 로맨스를 허락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예쁜 여성들은 많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공효진은 그 많지 않은 사랑스러운 배우 중 하나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얼루어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