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조문객들이 남긴 추모 글의 일부를 발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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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덕분에 지금을 더 낫게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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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유롭게 말을 할 수 있을 때, 내가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을 때 그리고 내가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러울 때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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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김근태는 곰팡내 나는 책들이 층층이 쌓인 서재에서 향기 좋은 차를 마시며 어린 제자들의 끝없는 질문에 답하길 좋아하는 교수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눈이 온 일요일 아침이면 거친 숨소리와 땀에 흥건히 젖은 운동복을 걷어 올리고 막걸리를 들이켜길 좋아하는, 하얀 피부와 안 어울리는 야성미를 풍기길 즐겨했을지도 모른다. 착한 아들과 예쁜 딸이 낳은 손주들에게 스티커 사진 같이 찍자고 조르는 개구진 할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시대가 역사가 그의 가슴에 지식인의 양심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서재에서 커피잔을 들고 찍은 사진이 유난히 잘 어울렸던 김근태는 다른 사진들 속에서 밧줄에 묶인 채 환하게 웃기도 하고 거친 구호가 환정으로 들려오는 사진 속에 투사의 모습으로 살아갔다.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체포되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있던 그의 사진 속 얼굴에는 주저함이라는 단어는 처음부터 그의 뇌 속에 입력되지 않은 듯 보였다.
고운 얼굴, 티없는 미소, 부드러운 목소리와는 참 어울리지 않은 삶을 살아갔다. 김근태는 그렇게 내 심장에 둥지를 틀었다. 어쩌면 나는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내 심장 속에서 잔소리를 해대는 샌님 김근태로 인해 귀찮은 투덜거림을 더 많이 할지도 모른다. 때로 망설이기도 하겠지만...내 인생이 끝나는 날 어쩌다 그리 살았나 누가 묻는다면... 그저 "김근태를 아는 사람이라서요"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그와 함께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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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진다/ 별이 참 많이 진다/ 밤하늘의 달은/ 헐벗다 못해 처량하다/ 저 처량한 달을 품은/ 밤하늘은 참담하다/ 참담한 밤하늘에/ 흐르는 비 맞으며/ 우리 담대하게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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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으시던 시절 전 아기였습니다. 성인이 되고나서야 제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제 당연한 권리 꼭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하루 지나면 올 2012년 김근태님 뜻대로 확실히 참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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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평안히 잠드소서. 저승은 더 엄하고 무섭습니다. 더 자유롭게 사십시오. -이우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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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지도자를 가질만한/ 준비가 안되어 있었나보다/ 이 아침 별은 흐린하늘 뒤에서/ 저 홀로 흐느끼다 슬그머니 졌다/ 그와 동시대를 살 수 있었다는 건/ 얼마나 자부심넘치는 일이었는가 말이다/ 이제 우리들의 자질구레한 잘못들을 누가 있어 용서해주는가요/ 의장님/ 당신의 생에 바치는 존경은 얼만큼의 눈물로 가능한가요/ 겨울꽃이 붉은 피를 흘리며/ 가슴 깊은 곳에서 묵직하게 피어오른다. -신동호 '겨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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