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율세동에서의 사월

강물이 흘러 2007. 12. 2. 16:45

 

                                                                                 - 99. 4. 18 -

    마당의 화단에는 철쭉들이 드디어 꽃망울을 터뜨리고

    제비꽃이랑 민들레랑,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는 라일락 꽃 봉오리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음을 감사하면서

    방에 들어와 책상 앞에 지키고 있는 유채꽃 찬란한 달력을 보니,

    견학, 들놀이, 어린이날, 어버이날...

    해야 할 일들과 계획들이 순식간에 머리를 채우지만.

 

    그저께 연수가는 버스 안에서 교사가 건네 준 책을 보다가

    '빡빡한 책꽂이에서 빠지지 않는 한 권의 책처럼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시인의 말이 가슴을 치던 것을--

    오늘은 하느님과, 나와, 사람들과, 자연, 그 안의 삶

    조용히 그들과 만나자.

 

    책상 앞에 펼쳐진 책들과 서류들을 차곡차곡 쌓아

    비어 있는 책꽂이 한 켠으로 치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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