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36
뒷산의 낙엽을 밟으며
걷다가
상수리나무 아래 흙을 보았다
참 좋은
흙이구나, 너는.
(어떻게 되었니?)
바람에 뒹굴며 버티던
마른 낙엽들이
부서져 안기기까지
인내롭게 기다렸지
썩어가는 몸으로 흘리는
벌레의 눈물도
가슴으로 받아 안았고
물론
단단한 내 몸을 두들겨대는
빗줄기에
조금씩 부수어져 갔던
인고의 시간들도 함께 있었지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모두 끌어안고
한 마음으로 울었어
우리가
하나로 녹여지기까지.
검고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하는
참 좋은 흙.
봄을 기다리며...
- 2005. 1. 8 연피정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