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90분의 웃음, 30분의 눈물…‘한국형 블록버스터’
OSEN | 입력 2009.07.25 08:27
정덕현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mansuri@osen.co.kr 블로그 http://thekian.net/
'해운대'라는 한국형 블록버스터, 그 독특한 맛
[OSEN=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실재하기나 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분들에게 '해운대'에 대한 기대감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운대'는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맞다. 블록버스터라 하면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해운대'는 바로 그 실재하는 해운대라는 해수욕장을 집어삼키는 쓰나미(거대한 해일의 일본식 표현이지만 이 용어가 가장 느낌을 잘 전달해주는 건 사실이다)라는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운대' 같은 점차 다가오는 재난을 다루는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의 볼거리는 따라서 맨 마지막에 자리한다. 그것도 한 30분 정도로 짧고 굵게. 그러니 120분짜리 이 영화에서 90분은 그냥 뚝 떼어놓고 보면 인물들 간의 드라마가 차지하게 된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에서 '블록버스터'가 이 후반부 30분 동안의 숨가쁜 볼거리라면, '한국형'이라는 표현은 90분간 벌어지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된다.
'해운대'는 바로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90분간의 드라마를 꽤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영화다. 거의 각 계층을 망라하는 인물들의 좌충우돌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웬만한 코미디영화보다도 더 관객들을 웃음의 바다에 빠뜨린다. 만식(설경구)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늘 술에 절어 살지만 그 헤롱헤롱하는 모습 자체가 관객들을 웃게 하고, 오동춘 역의 김인권은 영화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린다. 119 구조대원인 형식(이민기)과 철없는 삼수생 희미(강예원)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웬만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케 하며 이 두 배우를 재발견 시킨다.
여기에 부산 특유의 정서는 구성진 사투리와 어울리면서 독특한 웃음의 지대를 보여준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부진한 4번타자 이대호 선수에게 술 취한 만식이 "야 이 돼지야"라고 약을 올리는 장면은 부산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유머이다. 바닷물에 빠진 희미를 형식이 구조하면서 벌어지는 몸 개그에 가까운 일련의 행동들 역시 부산, 그리고 해운대라는 어쩌면 한 걸음 정도 허공 위로 들어 올려진 분위기의 공간이기에 용납되는 일일 것이다.
할머니에서부터 꼬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강한 경상도식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90분간 웃음의 쓰나미를 연출하던 영화는, 마지막 30분에 가서 그 웃음을 눈물바다로 바꾸어버린다. 30분 동안 벌어지는 인물들의 사투와 희생, 죽음은 웃음 속의 주인공들이었던 90분간의 그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준다. 이 웃음과 눈물의 기막힌 병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쓰나미가 덮치는 장면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아니라 우리가 90분 동안 보아왔던 삶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기에 그 감동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대'는 이로써 여러 결의 쓰나미를 보여준 셈이 된다. 먼저 해수욕장을 덮치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 바로 그 쓰나미가 하나이고, 그 마지막 30분에 도달하기까지 쉴 새 없이 관객을 배꼽 잡게 만드는 웃음의 쓰나미가 두 번째이며, 마지막으로 이 둘이 만나 30분을 울게 만드는 감동의 쓰나미가 세 번째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쉴 새 없이 볼거리를 던지며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해운대'라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볼거리만이 아닌 그 안의 이야기들을 통해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운대'는 바로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할 90분간의 드라마를 꽤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영화다. 거의 각 계층을 망라하는 인물들의 좌충우돌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웬만한 코미디영화보다도 더 관객들을 웃음의 바다에 빠뜨린다. 만식(설경구)은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늘 술에 절어 살지만 그 헤롱헤롱하는 모습 자체가 관객들을 웃게 하고, 오동춘 역의 김인권은 영화 도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뜨린다. 119 구조대원인 형식(이민기)과 철없는 삼수생 희미(강예원)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웬만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케 하며 이 두 배우를 재발견 시킨다.
여기에 부산 특유의 정서는 구성진 사투리와 어울리면서 독특한 웃음의 지대를 보여준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부진한 4번타자 이대호 선수에게 술 취한 만식이 "야 이 돼지야"라고 약을 올리는 장면은 부산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유머이다. 바닷물에 빠진 희미를 형식이 구조하면서 벌어지는 몸 개그에 가까운 일련의 행동들 역시 부산, 그리고 해운대라는 어쩌면 한 걸음 정도 허공 위로 들어 올려진 분위기의 공간이기에 용납되는 일일 것이다.
할머니에서부터 꼬마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강한 경상도식의 캐릭터를 보여주며 90분간 웃음의 쓰나미를 연출하던 영화는, 마지막 30분에 가서 그 웃음을 눈물바다로 바꾸어버린다. 30분 동안 벌어지는 인물들의 사투와 희생, 죽음은 웃음 속의 주인공들이었던 90분간의 그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준다. 이 웃음과 눈물의 기막힌 병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쓰나미가 덮치는 장면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아니라 우리가 90분 동안 보아왔던 삶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기에 그 감동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해운대'는 이로써 여러 결의 쓰나미를 보여준 셈이 된다. 먼저 해수욕장을 덮치는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 바로 그 쓰나미가 하나이고, 그 마지막 30분에 도달하기까지 쉴 새 없이 관객을 배꼽 잡게 만드는 웃음의 쓰나미가 두 번째이며, 마지막으로 이 둘이 만나 30분을 울게 만드는 감동의 쓰나미가 세 번째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쉴 새 없이 볼거리를 던지며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것이라면, '해운대'라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볼거리만이 아닌 그 안의 이야기들을 통해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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