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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오늘의 정치지도자를 논하다?

강물이 흘러 2009. 9. 4. 20:07

‘선덕여왕’, 오늘의 정치지도자를 논하다?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소통과 희망의 지도자 VS환상과 불통의 지도자

  역사는 어제와 오늘의 대화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E.H. 카의 말이다.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MBC월화사극 '선덕여왕'은 신라시대의 박제된 인물들을 단순히 전시하는 사극이 아닌 오늘의 의미로 다시 살려내는 오늘의 숨결이 살아 있는 사극이다. 신라라는 어제를 통해 오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선덕여왕'은 그동안 대립된 두 인물 덕만(이요원)과 미실(고현정)을 통해 이상적 지도자론을 펼쳐내고 있다. 8월 31일 방송분은 두 인물의 지도자로서 지향점과 통치의 수단, 백성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지도자의 덕목을 대립된 두인물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동안 '선덕여왕'은 현실 정치가와 이상적 지도자의 표상으로 미실과 덕만을 때로는 직설로 때로는 상징으로 표상하며 지도자의 지향점과 자질들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선덕여왕'이 덕만과 미실, 두 사람의 배경과 성격형성, 대립의 문제를 다뤘다면 앞으로 두 사람이 정적으로서 본격적으로 지도자로서 지향점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을 얻는 자 세상을 얻는다' 이 사극의 모토는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때로는 적나라하게 때로는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병권과 부, 권력으로 사람을 얻는 미실과 진정성을 갖는 태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사람을 얻는 덕만은 두 사람의 본격적인 정치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을 벌인다. 우여곡절 끝에 공주의 신분을 다시 찾은 덕만과 미실의 정치 지도자로서 변별점이 8월 31일 첨성대 설치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드러났다.

   미실은 백성을 우매한 군중, 우중(愚衆)으로 여기고 지배대상으로 간주한다. 절기나 일식 등 권력의 원천이기도 한 하늘의 운행원리를 지도자가 독점해 백성들에게 때로는 공포를, 때로는 환상으로 지배해야 체제가 안정된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에 비해 덕만은 백성은 함께 더불어 잘 살아야할 대상이고 지도자는 백성에게 희망을 주고 권력의 원천인 절기나 일식에 대한 정보를 함께 나누며 더 잘 사는 곳으로 진일보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한다.

   그야말로 백성을 단순한 지배대상으로 여기며 정보 독점을 통한 공포와 환상을 조장해 통치하는 미실과 백성은 지도자가 함께 잘 살아야하는 국가의 주체이며 정보 분산과 소통을 통해 희망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덕만 통해 오늘의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선덕여왕'에선 단순히 이분법적인 두 인물의 대비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현실적인 힘의 정치를 펼치는 정치 지도자의 지향적과 정략은 때로는 이상적인 정치지도자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때로는 무한권력의 문제점을 노출시킨다. 또한 백성을 섬기는 이상적 정치 지도자의 한계와 문제점도 보여주며 진정한 지도자가 걸어야할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선덕여왕'의 치솟는 인기원인중 하나가 바로 제왕학 그것도 오늘의 정치지도자들을 논하는 의미있는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선덕여왕'에서 미실과 덕만을 통해 두종류의 지도자상을 구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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