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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 대제' 최강희, '소통'으로 전북 현대 정상 이끌다

강물이 흘러 2009. 12. 10. 11:48

 

'강희 대제' 최강희, '소통'으로 전북 현대 정상 이끌다

 

< 조이뉴스24 >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봉동 이장'으로 불리고는 한다. 전북의 전용 훈련장이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면 율소리에 위치해 있고, 선수단은 물론 팬과 언론에도 농촌 이장처럼 진담같은 농담을 푸근하게 던져 생긴 별명이다.

   지난 2005년 중반 조윤환 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를 메우며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선수단을 겉은 부드럽지만 속의 카리스마를 은근히 내뿜으면서 장악하고 팬들에게는 개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통하는 등 팀과 팬 사이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구시대를 벗어난 그의 소통 방식 그 해 FA 정상이라는 선물을 안겼고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역전의 명수'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동시에 '강희 대제'라는 또 다른 별명이 붙었다.

 

   '강희 대제'의 전북은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했다. 2007년 6강 플레이오프에 들지 못했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우라와 레즈에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아픔을 뒤로하고 더욱 젊은 선수로 팀 컬러를 역동적으로 바꿔갔다.

   마침내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가을 축구'의 맛을 봤고, 성남 일화를 무너뜨리며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녹색 혁명'을 기치로 내건 전북의 선봉에 서서 최강희 감독은 공부하는 지도자답게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유행했던 4-1-4-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술을 지난해부터 도입해 재미를 본 뒤 올 시즌 완벽하게 팀컬러로 정착시키며 승승장구했다.

   4-1-4-1 포메이션에서 최 감독은 플랫4 앞에 위치한 중앙 수비수에 2년차 K리거 정훈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최 감독은 "조원희보다 훨씬 괜찮다"라며 극찬을 했고 정훈은 상대 공격의 예봉을 차단하는 역할로 전북 수비의 소금 역할을 했다.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은 네 명의 미드필더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20골을 폭발시켰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득점왕 타이틀에 올랐고 허정무호의 부름을 받는 등 부활에 성공했다. '재활 공장장' 최 감독의 능력이 빛을 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선수 활용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도 만능이었다. 선수들이 개인기 등을 발휘하며 팀이 엇나가는 기색이 보이면 '희생'을 강조해 단단히 조였다. 그 결과 후반기 포항 스틸러스에서 이적해온 브라질리아이광재가 골을 기록해도 자신보다는 '팀의 우승'을 먼저 외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정규리그 경남FC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 감독의 소통은 경지에 이르렀다.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재활에 매달리던 '프리킥의 마술사' 김형범의 유니폼을 흰색 와이셔츠 안에 입고 경기에 나서는 퍼포먼스로 애제자에 대한 마음을 보여줬다. 김형범은 최강희 감독을 와락 안았고 팀의 우승을 목마르도록 기원했다.
   스승은 제자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마침내 6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성남을 3-1로 물리치며 전북 창단 후 첫 우승 감독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렇게 최강희 감독은 명장으로 우뚝 섰다.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