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43
나이 팔십을
한 生으로
열두 달을 돌아 보니
오십을 바라보는 나는
아직
성숙을 익혀가는 뜨거운 8월에 서 있네
무성한 잎들을 펼쳐
태양의 기운을 들이마시고
척박한 땅 깊은 곳을 헤매어
물과 젖을 끌어올리고
거센 바람과 폭우로
격랑의 파도에 온 몸을 맡길 때마다
당신 안에 내린 뿌리로
중심을 잡으며
가쁜 숨을 고르던 나날들
이제 반환점을 돌아 왔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 살아온 만큼이나 먼 여정에
무거워지는 다리의 무게를 헤아리며
오늘도
쉼없는 걸음을 내딛는다
마지막 그 날까지.
- 2011. 9. 30 연피정 셋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