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길을 따라서
-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물의 마음이다. 그 마음을 스치는 바람이다.
그 바람에 쓸리는 달빛이다. 달빛은 물의 관능이다가
물의 빛깔을 머금은. 바람은 빛깔의 소리이다가
아니 소리의 마음이다가 종일토록 물결무늬 반짝이는
물가의 나른한 오후, 멀리 꿈길인 듯.
** 이 곡에 대한 드뷔시 자신의 표현...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라는 시의 일부를 테마를 삼은 곡으로,
아름다운 시에 대한 매우 자유로운 표현이며,
시와 하나가 되기보다는 시의 분위기,
즉 한여름 오후의 열기 속에서 겁을 먹고 달아나는 님프를 뒤좇는
목신의 꿈과 욕망을 투영시키려 했다.
** 처음에 플루트 독주가 활홀한 아라베스크 주제를 제시한다.
10여분 연주되는 곡의 구성은
변주곡 형식, 소나타 형식, 가곡 형식을 혼합한 것으로
즉흥적이며 자유로운 숨결, 자발적인 기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하프가 등장,
아라베스크 주제가 호른과 바이올린으로 음울하게 연주되고,
이것을 플루트가 이어받고
다시 생발 앙티크의 맑은 울림과 콘트라바스의 피치카토 사이에
무한한 여운을 남기며
주제는 꿈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마치
"나의 짝이여 안녕, 사라지는 그대의 그림자를 나는 바라보노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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