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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와 싸운다? 오세훈 시장은 이겨도 본전”

강물이 흘러 2010. 12. 18. 11:22

오세훈 시장, 불필요한 기세 싸움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고성국 박사의 판 읽기

 

노컷뉴스 | 입력 2010.12.04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0년 12월 3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정관용 > 자, 얘기 나온 김에 서울시 의회와 오세훈 시장 사이의 기 싸움, 이것도 좀 잠깐 분석을 해주시지요. 예산 무상급식에 따른 예산액수가 절대적으로 많고 적고. 돈 문제가 아니다. 오세훈 시장이 스스로 입에 그런 표현을 담았거든요.

▷고성국 > 그렇죠. 저는 불필요한 기세 싸움을 하고 있다. 이렇게 느낍니다.

▶정관용 > 불필요하다고 보세요?

▷고성국 > 네. 그렇습니다. 우선 국정이나 시정을 운영할 때 기 싸움을 해야 됩니까? 합리적으로 풀어야죠. 여건 야건 간에 말이죠. 특히나 행정을 책임진 대통령이나 또는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의 경우에는요. 누구를 상대로 기 싸움을 해서는 안 됩니다. 설사 정치적으로 자기를 반대하는 집단들이라도 시정을 행함에 있어서 시정의 대상자거든요. 최대한 포용할 수 있어야죠. 그런 노력을 충분히 하고 그랬는데도 더 이상 못하겠다. 이렇게 해서 다른 시민들이, 일반 시민들이 예컨대 "민주당 너무한다" 이런 얘기가 나올 때까지 포용하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게 행정가거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6.2지방선거 끝나고 나서 서울광장 조례안으로 어쨌든 사법부까지 갔지 않습니까. 그게 불과 몇 달 안 됐잖아요. 그리고 이번에 또 무상급식 갖고 갔거든요. 그러면 우선 저는 서울시를 제대로 포용적 방식으로, 통합적 방식으로 운영하려고 하는 노력이 좀 부족한 것 아니냐. 이런 느낌을 좀 갖게 되고요. 두 번째는 서울시장도 직선으로 뽑혀서 그 권위가 존중돼야 되고. 서울시 의회의 민주당,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주민직선으로 뽑혀서 다 권위가 인정이 돼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시장도 따로 뽑고 서울시 의회도 따로 구성을 해서 서로 견제시키기를 하는 것이 우리 유권자들의 권리잖아요.

▶정관용 > 그게 또 민주주의의 원칙이고요.

합법적 절차 거친 시의회와 싸우면 이겨도 본전

▷고성국 > 그렇습니다. 그래서 서울시 의회가 의회 내의 운행절차를 불법으로 했다고 그러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서울시 의회의 합법적 결정이면 일단 존중해야죠. 그것이 설사 서울시장이 생각하는, 오세훈 시장이 생각하는 어떤 정책적 올바름이나 비전이나 이런 데 전면으로 배치되더라도 일단 존중해야 되거든요. 저는 대통령이나 시장이나 그 점에 있어서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보면 저는 이번의 사태는 오세훈 시장한테는 굉장히 큰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제가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합니다만 한 말씀만 더 드리면 서울시 의회랑 그래서 싸워서 이긴들 뭐가 남습니까. 정말 이겨야 본전이죠. 오세훈 시장은 지금 서울시장 재선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서울시장이고 여러 언론에 의해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사람 아닙니까. 서울시 의회하고 이런 식으로 이른바 감정적 싸움 양상까지 연출하면서 이런 대립구도까지 만들어질 때에 스스로 격이 떨어지면 떨어졌지 이것이 대권주자의 행보처럼 국민들한테 보이겠습니까.

▶정관용 > 그런데 왜 이렇게 한다고 보세요? 지금 쭉 설명 주셨습니다만 별로 얻는 것도 없고 부담만 지게 될 그런 선택인데 오늘 아주 강경한 기자회견을 했단 말이에요. 왜 그렇다고 보세요?

▷고성국 > "아예 의회하고 대화를 하지 않겠다." 이런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우선적으로 느껴지는 건 굉장히 격양돼 있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굉장히 뭐 화가 났겠죠. 그러나 저는 리더는 흥분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하면 안 된다. 그렇게 우선 생각하고요. 그래서 조금 대국적으로 봤으면 좋겠다. 판 전체를 좀 읽는 그런 정치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입니다. 여소야대 때 리더의 정치력이 제대로 발현되거든요.

▶정관용 > 그러니까요. 여소야대라고 하는 거야 말로 절묘한 정치의 기술이 발휘될 수 있는 그런 국면인데. 그래서 우리가 사실 기대했던 것은 지난번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의 90%나 되는 의회였고 때문에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 제대로 작동이 안 될 수밖에 없는 상태였죠. 이제부터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작동되면서 정치기술을 발휘해 주길 기대했고, 특히 무상급식 같은 경우 "예산을 서울시가 다 내라." 이것도 아닌 거고. 교육청이 반 내고 그 다음에 구청이 얼마 내고, 시청이 얼마 내고 그 분배에 대해서 조금만 협의하면 좀 타협점이 찾아지겠지. 이렇게 기대했는데 안 된단 말이에요.

경기도도 똑같은 여소야대지만...

▷고성국 > 똑같은 양상이 경기도에서도 벌어지고 있을 겁니다. 거기도 여소야대죠. 그런데 우선 서울시가 지금 두 차례에 걸쳐서 지금 정면충돌을 벌이고 있지만 경기도는 아직 그런 얘기가 안 나오잖아요. 그러면 뭔가 경기도 의회 의원들이 서울시 의회 의원들보다 다르거나 아니면 경기도 지사가 서울시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정 취하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우리 국민들이 비록 발언은 안 하지만 보고 있는 겁니다.

▶정관용 > 국회도 사실 지난 6.2지방선거 이후에 4대강 부분에 대해서 특위 같은 걸 만들든지. 아니면 각 지자체까지 포함돼서 다시 구간별로 논의해가지고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봤으면 하는, 그런 기대들을 했는데 국회도 그걸 못했고.

▷고성국 > 국회도 못하고 또 우리 정부도 국토해양부하고 경남도는 여전히 지금 언제 정면으로 부딪힐지 모를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잖아요.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나중에 보면 국가경영을 책임진 또 지방행정의 경영을 책임진 집권당, 정부한테 돌아오고 있을 겁니다.

▶정관용 > 오늘 끝내는 멘트는 이렇게 해야 될 거 같아요. 집나간 정치를 찾습니다. 집 나갔네요. 어디 갔는지 없어졌어요. 정치가 없어졌습니다. 고성국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성국 > 고맙습니다.

▶정관용 > 네. 오늘 순서 여기서 마무리 짓고요. 저는 다음 월요일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