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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그는 왜 박주영에게 '힘'을 주었나

강물이 흘러 2012. 6. 13. 22:17

 

홍명보, 그는 왜 박주영에게 '힘'을 주었나

['홍명보 감독' 밑에서 뛰는 '홍명보 키즈' 들은 힘이 절로 난다]

머니투데이 | 이슈팀 김우종 기자 | 입력 2012.06.13 

 


 

▲ 박지성, 지난 2010년 "박주영이 가장 말을 잘 안 듣는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하고 귀국한 대표팀을 위한 환영행사에서였다. 박지성에게 "가장 말을 안 듣는 후배가 누구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주저없이 "박주영"이라고 답했다. 김보경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며 축구 실력 보는 안목도 있더니, 사람 박주영을 보는 안목도 있었다. 그렇다. 그는 정말 말 잘 안 들었다. 고집도 셌다. 어떤 소통도 거부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었다. A대표팀 감독은 물론 축구협회와도 연락을 끊고 지냈다. 그런 박주영을 바꾼 것은 다름 아닌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며 박주영을 잘 달랬다. 이번엔 그 고집 센 박주영도 차마 그 뜻을 거절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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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영, "현역으로 반드시 가겠다. 그리고 열심히 하겠다"

박주영은 이제 각서를 쓰고, 인터뷰도 했으며, 기자회견까지 했다. 애초에 그는 병역을 회피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으며, 반드시 현역으로 이행하겠다고 재천명했다. 이것으로 병역에 대한 논란은 단호하게 해소됐다. 박주영은 "승패를 떠나서 올림픽팀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그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로지 2012 런던올림픽 본선에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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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박주영 혼자, 이런 어려운 자리에 내보내기가 안타깝고 마음 아팠다"

과연 통이 큰 홍명보다운 말이었다. 박주영이 홍명보가 없었더라면 기자회견에 선뜻 나설 수 있었을까. 그는 박주영 옆에 보란 듯이 같이 앉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심지어 동석 배경의 이유를 묻자, "박주영이 군대를 안 가면 자신이 대신 가겠다고 말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그는 박주영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했다. 팬들은 선수와 이렇게 소통을 잘 하는 감독을 원한다. 박주영 개인은 분명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선수를 진정 사랑할 줄 아는 감독. 이제,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이 안고 가야할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껴안고 가게 됐다.

'옆에서 용기를 주는 것이 축구 선배이자 올림픽 팀 감독으로서 할 일'이라고 말한 그는,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박주영과 첫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비록 동메달에 그쳤지만, 마지막 3,4위전에서 이란을 상대로 4-3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었다. 이 날 박주영이 홍명보 감독과 끌어 안고 눈물을 흘린 장면은 아직도 국민들 가슴 속 깊이 남아 있다. 그는 선수를 야단치기보다는 덕으로서 포용하고 감싸 주는 진정한 '감독'의 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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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기다리고 있는 것은 "2012 런던올림픽 본선" 이다

늘 대표팀이 꾸려질 때마다 나오는 소리가 있다. "역대 최강". 매번 이번 만큼은 역대 최고라고 하지만, 이번 올림픽 대표팀 또한 충분히 '역대 최강'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스쿼드다. 박주영,기성용,지동원,구자철,손흥민,그리고 김보경까지. 홍명보 감독은 와일드카드도 중요하지만 15~16명의 선수들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개인을 살리면서도 팀을 중시하는 감독. 그렇기에 이번 대회가 더더욱 기대되는 것이다. 이 황금 세대의 '2012 런던 올림픽 축구'가 약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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