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25 보물찾기 25 산책을 나가려고 신발을 신다가 뿌옇게 덮힌 먼지를 보았다. 어제 산책길에 덮힌 먼지 헝겊으로 닦았다. 산책하면 또 덮힐 먼지 그래도 자꾸 닦아야지 더 힘들기 전에. - 2004. 1. 9 연피정 네쨋날 보물찾기 2007.12.31
보물찾기 23-2 (모과의 이야기 2) 보물찾기 23-2 (모과의 이야기 2) 한 귀퉁이에서 시작된 검은 반점은 어느새 가운데로 번져 나가고 싱싱한 초록빛과 찬란한 황금빛을 그대로 남긴 채, 그렇게 모과는 썩어 들어간다.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다가 마침내 ‘내’가 없어져 가는 것… 뭐, 어때. 한쪽이 썩어가는 모과는 여전히 향기롭다. 2003. .. 보물찾기 2007.12.31
보물찾기 23-1 (모과의 이야기 1) 보물찾기 23-1 (모과의 이야기 1) 복도를 지나다가 문득 나를 불러 세운 모과 마주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렇게 보지만 말고, 가까이 다가와 봐, 보이지 않는 뭔가를 느껴 봐. 가슴 깊이 들이마시니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바로 그 향기. 2003. 1. 6 보물찾기 2007.12.30
보물찾기 22-2 (벽돌이 들려준 이야기 2) 보물찾기 22-2 (벽돌이 들려준 이야기 2) 뒷산을 걷다가 길 위의 벽돌을 또 만났다. 아, 이끼가! 짙푸른 빛깔의 가녀린 손을 벽돌 위로 길게 뻗으며 자라고 있었다. 生命이 자라고 있었다. 生命을 키우고 있었다. 나의 깨어지고 갈라진 틈으로 흙이 날아왔지 비도 고이고, 그러더니 씨앗이 와서 안기더라.. 보물찾기 2007.12.30
보물찾기 22-1 (벽돌이 들려준 이야기 1) 보물찾기 22-1 (벽돌이 들려준 이야기 1) 뒷산을 걷다가 발 밑에 깔린 붉은 벽돌을 보았다. 불에 구워진 단단한 몸들이 조금씩 얼룩져 변해가고 있었다. 뜨거운 햇살과 차가운 비 쌓이는 낙엽, 그 무엇도 거부하지 않았지 나를 밟으며 지나간 숱한 수녀님들의 기도의 발길 그렇게 조금씩 나는 달라져 온 .. 보물찾기 2007.12.30
보물찾기 21-2 보물찾기 21-2 굽이굽이 돌아가는 고갯길을 버스로 달려와 내린 작은 마을 붉은 나뭇잎 하나 책갈피에 끼우며 호젓한 산길을 걸어 고개를 넘으니 펼쳐진 산자락 아래 거기 동그마니 현동역이 있었다. 즐거이 맞아주던 이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반갑고 고마워라 따스한 情을 가슴에 담고 돌아오는 여행.. 보물찾기 2007.12.25
보물찾기 21- 1 보물찾기 21-1 열심히 일한 그대 떠나라! 광고의 문구처럼 바쁜 일상을 접어 두고 길을 떠났다. 비내리는 차창 너머 붉게 물든 나뭇잎과 누런 들판, 라디오의 사연조차 정겹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고갯길도 어지럽지 않음은 넉넉한 가슴에 가득 차오는 풍요로움이런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생각나는 .. 보물찾기 2007.12.25
보물찾기 20 - 향나무를 자르며 보물 찾기 20 - 향나무를 자르며 - 화단가에 동그마니 앉아 있는, 혹은 서 있는 향나무들, 못다 친 그 가지들을 잘랐다. 삐죽이 솟아난 이기심과 욕심의 가지들을 쳐내고 생채기로 남아있던 기억의 조각들도 자르고 서로의 다름을 서로의 고유함으로 받아안으며 싹둑 싹둑 자르는 가위 소리 따라 보시니.. 보물찾기 2007.12.23
보물찾기 19 보물찾기 19 칠십오세의 아브라함에게 떠나라고 하신 고향으로 다시 가라고 하신다 떠나온 지 열 네해만에 당신께 발목 잡혀 떠났던 이십대의 빛나던 열정 제법 닳은 검은 옷과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 흰 머리카락 중년에 들어선 수녀가 거울 저편에 서 있는데 단발머리 소녀시절 묵주알을 굴리며 .. 보물찾기 2007.12.23
보물찾기 18 보물찾기 18 왠일인가 기차가 멈추어섰다 창 밖의 山에 가득한 낙엽송을 마냥 바라보고 싶은 내 마음을 아는 것인가 벅차게 주어진 소임에 온 몸과 마음으로 달려왔던 날들 하루하루 자라나는 아이들의 맑은 웃음과 사랑의 눈빛을 먹고 수많았던 시행착오와 좌절의 눈물들, 질책의 아픔들을 견디어내.. 보물찾기 2007.12.23